제목: 골목 #061014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6-10-14 00:11
조회수: 5437 / 추천수: 1078


DSCN0024.JPG (32.2 KB)

작고 어린
손가락으로 두들겨진,
동강 난 음표들이
허름한 피아노 학원
낡은 유리문 틈 사이로 튕겨져 나와
졸던 전봇대 밑에
소복이 쌓인다.

“엘리제를 위하여”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발간 가로등이 밝혀지고,
하나씩 둘씩
창문들이 밝혀진다.

남자는 오래도록
골목에
멈추어 서 있다.

아직 낙엽없는 골목에서,
마시면 죽어버릴 것 같은,
아주 독한 커피같은
저녁 냄새가
허파에 눌어 붙는다.
호흡은 길어지고,

하나씩 둘씩
창문들이 밝혀진다.
불 밝혀진 창문을 갖지 못하여,
남자는 오래도록
골목에
멈추어 서 있다.

그리고  동강 난
서툰 음표들이
발 밑에 소복이 쌓여간다.

"엘리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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