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11-03-31 23:09
조회수: 3291 / 추천수: 754




DSCN0024.JPG (32.2 KB)








2004. 03. 04 (토) 오후 03:59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싸늘한 바람 속에서 적당히 눈이 부신 햇살에
싫지 않은, 너무 아프지 않은
통증을 느껴야 했다.

유채꽃과 개나리꽃, 가끔 진달레 꽃도
풍만하게 터진 목련꽃도
거슬린 듯 외면하였다.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나는 잠시 길을 잃었고,
나는 잠시 어지러운 멀미를 삼켰다.

빈속에 쓸려 내려가는 소주 한 모금처럼
바람이 목덜미를 핥고,

작년 봄.
나는 혼자였고,
여전히 나는 혼자일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너를 욕망한다.

이미 알아버린 모순을 삼키며
스스로 취해버리기엔
너무 늙어버렸을까?
그래도 나는 너를 욕망한다.

캄캄한 방에 놓여진 창문은
하얗게 차가운 햇살을 담고선
나를 바라본다.

내 작은 방엔
아주 오래된 노래가 혼자 흐른다.
그렇게 시간은 채워지거나
혹은 비워져가고,

나의 눈은
하얀 창문을 닮아간다.



-recommend     -list  
no subject date hit
26  편두통 - 20110908 2011-09-08 3343
25  통하지 않는 2005-04-06 5601
24  창문#040422pm0514 2004-04-22 4404
23  짐승 #060623 2006-06-23 5838
22  제목없는 새벽 2006-11-30 5158
21  여행자 2010-08-23 3575
20  어지럼증#0406  17 2004-06-17 4671
19  어느 아침 #0111 2005-06-16 5535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2011-03-31 3291
17  서른아홉#050313 2011-03-31 3800
16  봄날들은 너무 무겁다. 2005-10-09 5454
15  때가 되면#040615-  1 2011-03-31 4089
14  등 뒤에 남겨지면서 2006-06-29 5289
13  드러눕고 싶어지다 2009-11-30 3975
12  두개의 폐 사이 2009-11-19 4183
11  그리고 기억의 벌레들 2006-11-22 4960
10  골목#0406 2005-02-24 5323
9  골목 #061014 2006-10-14 5437
N  metalman의 원고지입니다. 2011-03-31 3306
7  20170525의 메모를 주어서 2017-05-02 976
6  20170421pm0930 - 소쩍 울음 2017-04-24 988
5  #20170127 2017-01-27 963
4  #060126 2006-03-11 8698
3  #041119am0145- 2011-03-31 3217
2  #041007am1217 2004-10-07 5299
1   #060205- 2011-03-31 3435
-list  
1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DQ'Style